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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르샤
Homepage    http://lechat.pe.kr
제 목    [엄마] 그림자 동물
『그림자 동물』
우리 오르레브 글, 밀카 시지크 그림, 한미희 옮김, 비룡소


우리집 아이들은 잘 때 절대로 불을 끄지 못하게 한다. 곧 잠이 들 것이 뻔하면서도 자기들이 불을 끄고 잔다고 스위치를 내리지 못하게 한다. 불이 꺼진 후 만나는 어둠이 싫은 모양이다. 그런데 불을 끄기는 뭘....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방을 보면 훤하게 불빛이 새어나오는게 밤새도록 불을 켜놓은 채 잠이 든다. 심지어 딸은 조금만 더 책을 읽고 잔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안경까지 끼고 자기 일쑤이다. 그 둔함을 나무라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어릴 적 불을 훤하게 켜놓고, 게다가 라디오까지 켜놓고, 누워서 보던 책은 옆에서 접혀진 채 나뒹굴지 않았던가.

밤, 밤의 어둠과 친구하기는 어렵다. 이 책 속의 '나'도 부모님이 이불을 여며주고 불을 끄고 나간 뒤 방을 지배하는 어둠을 두려워한다. 침대 밑에 '그림자 동물'이 살고 있어서 침대 위에 앉아 다리를 아래로 내려뜨리고 흔드는 일 같은 건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그림자 동물'과 친구가 되고 나서는 두려움을 넘어선다. 유대인으로서 드물게 (사실  이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매일 밤 침대 곁에 앉아 아랍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는 엄마 아래서, 아랍인과의 전쟁에 나가 죽었지만 나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아빠와, 아빠의 빈자리를 대신해주는 아저씨와, 가장 친한 친구 '그림자 동물'과 영혼을 주고받으며 나는 생각 깊은 아이로 자란다.

'내'가 조근조근하게 말하는 어조 때문에 아빠의 죽음마저도 아이에게 한 단계 걸려져서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으로 와닿지 않는다. 그저 아빠의 의자에 쉴로모 아저씨가 앉을 때 왕~ 울음을 터뜨리는 정도일 뿐이다. 그러나 그 울음도 그림자동물이 아빠에게 다녀와서 들려준 말, '아저씨가 나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어서 기쁘다는, 원래는 아빠가 직접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슬펐는데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전해듣고 마음을 풀고 만다. 그렇게 아이는 아빠의 죽음을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면서 자란다.

이스라엘 출신의 작가가 쓴 동화는 처음이었다. 아프칸 사태를 보면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스라엘을 사시의 눈으로 봤었는데, 책 속의 엄마가 아이에게 해준 말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읽게 하고 얘기하고 싶었다. '아랍인 친구들의 아이들도 나처럼 학교에 다니고, 그 아이들의 엄마도 밤마다 아이들을 침대로 데려다 주고 노래를 불러준단다, 착한 유대인이 있듯이 착한 유대인도 있고, 또 나쁜 유대인이 있듯이 나쁜 아랍인도 있단다.'

또한 이 작가의 독특한 그림책 『뜨개질 할머니』를 서점에서 인상깊게 읽은 터였고, 『모모』를 옮긴 한미희님이 이름이 눈에 들어온 까닭도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이유라 하겠다.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살려낸 작가와 옮긴이, 흑백의 그림 모두가 참 좋은 책이다.

『천둥치는 밤』이 생각나는 책, 『모모』가 생각나는 멋진 책. 이젠 어른이 되어서 밤마다 내려앉는 어둠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던 어른을 다시 어릴 적 꿈꾸는 아이로 만들었던 이 책을 주변에 권한다.


■ 알라딘 소개글 (http://www.aladdin.co.kr)
1996년 안데르센 상을 받은 이스라엘의 동화작가의 대표작. 어린 아이들이 마음속 두려움과 아빠의 죽음을 겪어나가는 과정을 아이의 눈으로 차분하고 사실적으로 그렸다. 혼자 잠자기 무서워하고, 불껐을 때의 깜깜함을 무서워하는 소년. 소년은 마음속 두려움에게 '그림자 동물'이란 이름을 붙여주며 친구가 된다. 그러자 세상에! 신기하게도 어두움이 더이상 두렵지 않고, 그 '그림자 동물'은 늘 좋은 말벗에 친구가 되어주는 걸!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커가고 있는 이 소년에게 슬픈 일이 닥친다. 욤 키푸르 전쟁(1973년의 제4차 중동전쟁)에 참전한 아빠가 전사하신 거다. 소년이 '그림자 동물'과 함께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견뎌내고, 새로 태어난 동생을 사랑해주고, 엄마의 새 남자친구인 아저씨에 대한 질투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이 딱 현실만큼 감동적이다. 소년의 입으로 풀어진 이야기라서 지나치게 교훈적이지도, 지나치게 거짓말처럼 감동적이지도 않은 것이 큰 미덕이다.
이스라엘 동화인 만큼 이스라엘과 아랍 사람들 사이의 해묵은 미운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있는 그대로, 하지만 미움을 배우지 않도록 조심성있게 가르치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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