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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르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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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23 북유럽] 9. 코펜하겐, 입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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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북유럽] 9. 코펜하겐, 입국
2023년 8월 4일
○ 2023년 7월 28일
1. 일출뷰인 캐빈에서 아침 맞이
5시 10분에 맞춰놓은 한국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딱 뜨니 캐빈 창문으로 일출이 시작되어 있었다. 주황빛이 방 안에 가득했다. 어제 밤에 그냥 잔 것이 아쉬워 아침 식사 전에 오픈덱에서 혼자 산책을 했다. 눈앞에 가득 바다뿐이었다. 바람이 살랑 불어 왔다. 이렇게 설레고 벅찰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겠다. 걸어 내려오면서 계단에 배 박물관처럼 전시한 액자를 감상했다. 인생의 은유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닻을 내릴 때도 있고, 꽁꽁 묶어야 하고 방향을 잘 보고 바람을 타는 것, 운명에 맡겨 두어야 하는 게 인생이기도 하겠다.
여행 중에 아이들이 나한테 다가오는 일이 종종 있었다. 배 안에서 덴마크 인형같은 아기가 슬쩍 오더니 내 다리에 제 얼굴을 기댔다. 엄마가 웃으면서 좀 소셜한 아이라고 했고, 나는 굿보이라고 쓰다듬어줬다. 세상 엄마들은 다 똑같다.
2. 코펜하겐 도착, 가이드에게서 요약해서 들은 덴마크 이야기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에 이어 도시별 현지 가이드로 네 번째 분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전문적으로 가이드를 해주셨다. 그동안 코펜하겐엔 이주 째 폭우가 쏟아져 운동화가 젖었다고 했는데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하셨다. 가이드가 요약해준 덴마크 이야기는 정말이지 부러운 나라였다.
덴마크는 마가렛따 여왕님이 통치하는 왕국이고, 실제 정치는 국무총리가 맡아서 하는데 총리 공간이 많이 검박했다. 노르웨이 산지를 질리도록 보고 왔는데, 덴마크는 별명이 팬케익이라고 할 만치 평평한 지형이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유명한 복지 제도를 세세하게 알려줬다. 세금을 많이 내야 해서 이민제도가 없고, 영주권 받기가 매우 어렵다고 했다. 세금이 잔혹한 나라라니 과연 얼마나 낼까 물어보니 딱 짤라 이곳은 경제적 사회주의라고 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은 조금 내고, 부자들은 많이 내서 다같이 비슷하게 잘 사는 것이 모토라며 세금이 37, 52, 73%로 다르다. 우리나라 부자들에게 73%를 세금으로 내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저항이 일어날 것이다. 팬케익에 이어 또다른 별명은 강소국, 작지만 강한 나라, 의료비와 보험이 필요 없단다.
나는 덴마크 교육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학 진학이 목표인 우리에 비해 덴마크는 자기를 알아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대학생? 진학률 50% 미만이며, 용돈 백 만원 주는데도 안 간다고 했다. 대학 나와도 굳이 보수나 사회적 지위 면에서 큰 차이 없으니 정말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만 대학에 간다고 했다. 그러면 대학생들이 공부를 안하지 않냐는 물음에, ‘하고 싶은 아이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대답이 명언이다. 이번 연수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문장 하나만 고른다면? 덴마크 교육 목표를 담은 문장을 꼽겠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를 가르친다니, 학부형의 갑질에 목숨을 끊은 사건을 뒤로 하고 출장 온 우리에겐 가슴을 후비는 문장이었다.
하나만 더, 주마간산격이지만, 자전거를 타게 하는 환경이 또 그렇게 부러웠다. 별명 세 번째는 자전거의 나라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에 목표가 있어 차보다는 자전거를 위한 교통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차 값의 150%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고, 온통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았단다. 자전거로 10분이면 갈 거리를 자동차로는 삥 둘러 30분이 걸리게 도로를 만들어놓고 보행자 천국, 자전거 천국으로 설계한 코펜하겐에서 우린 뉘하운 운하 찍고 왕립 도서관을 보러 갔다.
3. 뉘하운 운하, 왕궁
뉘하운 운하에 도착했다. 이렇게 찍고 지나가는 것은 질색이나 코펜하겐의 왕립도서관을 보는 일정 때문에 딱 한 곳 뉘하운 운하에서 20분을 주셨다. 인스타에 올라오는 바로 그 건물들, 그 바이브였다.
크리스티안보그 궁전에 지금 여왕은 살지 않는다고. 화재가 났고 재건을 해서 다시 들어와야 했는데 나가서 사는 동안 좁은 집도 훌륭했다고, 왕궁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내놓았다니, 여러 모로 훌륭한 이야기 훌륭한 나라다. 왕궁 건축도 훌륭했다. ㄷ자로 입법, 사법, 행정이 다 모여 있고, 가운데 프레데릭 7세가 말을 타고 있었다. 왕궁 첨탑을 올려다보라고 했다. 첨탑 꼭대기에 졸졸이 크기가 다른 왕관이 있었다. 북유럽을 한때 지배했던 나라답게, 왕중의 왕이라는 상징으로 덴마트는 어딜 가나 크라운을 자기 나라 상징으로 쓴다.
이 나라 국회의원은 봉사직이며, 3D 일을 수행한다고, 젊은 피들이 청렴을 기반으로 이 나라를 구석구석 젊고 신나게 만드나 보다 생각하니 참 부러웠다. 그들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사람들은 정치 참여율이 아주 높단다. 세상 모든 것은 정치적이라는 말을 이 나라에서는 긍정적으로 실감한다. 왕궁 입법부 건물 입구에는 네 가지 통증을 가진 부조가 나중에 추가되었다. 고통스런 시민들을 기억하라는 뜻이라니, 우리는 이구동성 국회의원들이 이곳에 와서 배워가야 한다고 했다. 참, 섣부르게 배우면 답이 없기도 하겠지만.
4. 덴마크 왕립도서관과 블랙다이아몬드 신관
왕궁을 지나 왕립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뜻하지 않은 동상을 지났다. 키에르케고르가 덴마크 사람이란다. 덴마크! 하면 안델센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동화작가와 비교해서 키에르케고르를 알려줬다. 금수저에 훈남으로 42세에 요절한 키에르케고르에 비해 안델센은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외모 콤플렉스를 지녔으며 40세 이후에 명성을 얻고 70세에 전국민 애도 속에 장례식을 치렀단다. 그리고 키에르케고르와 안델센은 친구였다고. 난 키에르케고르 동상에서 개인적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오디, 다이크만에 이어 블랙다이아몬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덴마크 왕립도서관 신관은 1999년에 고전적인 구관 옆에 모던한 건물로 증축되었다. 신구의 조화뿐만 아니라, 각도를 기울여 운하의 물결이 건물에 비치도록 설계한 것, 내부의 파랑을 닮은 굽이치는 설계, 올드 리딩룸의 품격, 시민을 위한 편의성 등에서 코펜하겐의 자랑이라고 자부심이 넘치는 얼굴로 인솔자가 설명을 해주셨다.
그런데 미리 예약하지 않은 단체팀은 가이드를 할 수 없다고 사서가 달려오셨다. 개인적으로 20분만 보고 나오라는 말에 난 올드 리딩룸과 내부 구조를 둘러 보고 화장실을 이용했으며, 1층 샵에서 블랙다이아몬드 건축에 관한 팸플렛을 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계산을 하려는데 아까 나가라고 했던 분이셨다. 난 살짝 거짓말을 했다. (하얀 거짓말:) 한국에서 온 사서인데 자세히 듣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하니 내 말을 잘 들어줬다. 그럼 뭘해, 나가라고 해놓고...
4. 공항 가는 길, 코펜하겐-도하-인천공항
점심을 근처 쇼핑센터에서 먹고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오던 길을 되짚어 돌아왔다. 도하에서부터 스카웃 단체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이길래 물어보니 8월 1일부터 한국 새만금에서 하는 세계 스카우트 대회에 참석하는 청소년들이라고 했다. 덴마크, 브라질, 우루과이.... 뉴스를 검색하다가 전세계 백오십 국의 청소년들이 모이는데 새만금 현장은 물이 안빠져 질퍽이는데다가 밤에는 벌레도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 괜히 걱정을 엄청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잼버리 운영을 질타하는 뉴스가 엄청 쏟아진다. 괜한 걱정이 아니었다. 망신살이 뻗쳤다.)
기내에서는 출장에 관해 메모를 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두 편을 봤다. ‘스피릿 언테임드’와 ‘마다가스카르’ 영어 공부하는 셈치고 훌훌 들으면서 자다 깨다를 하다 인천에 도착했다. 기내식은? 언제 또 먹을까 싶어서 난 꼬박꼬박 싹싹 긁어 먹었다.
정신없이 쓰러져서 잤고, 눈을 딱 뜨니 창문에 가득 해가 뜨고 있었다.
아쉬워 밥을 먹기 전에 다시 오픈덱으로 올라갔다. 왜 눈을 감았을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발트해를 멍하게 보다가, 눈 앞의 꽁꽁 동여맨 매듭이 눈에 들어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크루즈 복도에 전시해놓은 사진에 한참 의미를 부여했다.
흐린 눈으로
이렇게 많이 먹지는 않되, 건강하게 먹겠다.
유쌤과 또 올라갔다. 벌써 수영하고 있는 건강한 청년들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반갑다고
지나가면서 코펜하겐, 특히 세그웨이나 자전거를 타는 풍경은 많이 부러웠다. 자탄풍이 여기서
뉘하운 운하에 내려주고, 잠깐 동안 돌아보기만 하란다. 시간이 없으니 여유를 못갖고 사진으로 남길 생각을 했다. 바보
똑 부러지게 덴마크 이야기를 전해준 현지 인솔자
왕궁 앞에서 덴마크 행정과 입법 이야기를 들었다. 항상 시민들의 고통을 기억하라고 건물 앞에 조각을 추가했다고
우연하게 키에르케고르, 덴마크 사람이란다. 안델센과 동시대 사람
코펜하겐 왕립도서관 신관인 블랙 다이아몬드
제대로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어, 아쉬운 얼굴이 아니군:)
돌아 나오는 길, 어딜 가도 무심하게 툭툭 디자인
점심 먹으러 쇼핑센터 정도? 북유럽이라 스케일이 다르다. 코펜하겐에선 뷔페라도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버려야 했다. 좋다. 화장실에서 만난 할머니를 보고 덴마크 복지를 생각했다.
전할 게 있으면 이미지로, 어디나 자전거 위주
세계 일등 가는 중소기업을 만드는 나라이기도 하단다. 사람들이 전부 ‘판도라’가 덴마크꺼였냐고 할 때 난 그게 뭔지 몰랐다.
북유럽에 흔한 쥬스 가게, 수혁이 보러 갔다가 현대 판교점에도 있었다. 휙 지나쳤는데 사진을 보니 생각났다.
돌아오는 길, 나를 위해 조용히 건배했다.
도하 공항에서부터 각국의 스카우트 청소년들을 만났다. 걱정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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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