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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처소, 이 공간에는 잡다하고 주의 산만한 제 흔적을
올립니다. 독서일기에서 시작하여, 영화 본 이야기, 음악 들은
얘기, 아이 키우는 해프닝(^^), 별 주제없는 수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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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르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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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시월을 열며, 남한산성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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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을 열며, 남한산성 산책
2024년 10월 1일 (화)
혼자서 오롯하게 보내는 오늘, 한 사람은 아침을 먹고 나갔다. 한사람 덕분에 나도 독립적 인간이 되어 간다. 오전에는 양껏 책을 읽고 일기를 썼다. 어깨가 좀 뻐근했다. 점심을 잘 차려 먹고는 움직인다고 나왔다. 비도 그쳤다. 시월의 첫날이라고 텔레비젼에서는 국군의 날 행사를 중계했고, 난 첫날 기념 초가을 산행을 했다. 여름 내내 불볕더위로 산에 올라갈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남한산성을 찾았다.
오늘 먹은 것의 팔할은 호박이었다. 아침에 호박 구운 것으로 밥을 대신 했다. 치즈 두 장을 넣었더니 혀를 쑤욱 내밀었다. 간식으로는 땅콩을 볶아 먹었다. 나 혼자 먹는 점심은 호박나물 올린 국수를 할까 하다가 냉동실에 있는 공기밥을 데우고 호박나물을 볶았다. 엄마가 해준 파김치는 연하고 매콤했다. 일요일 따온 애호박 하나를 다 썼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디저트로 케익 한 조각과 마실 것을 사지 말 것을, 늘 그랬듯이 배가 너무 부르다:)
워치가 업데이트를 해서 그런가, 말이 많아졌다. 어제 걸은 것을 언급하며 하루 지나 칭찬을 하다니 ㅋㅋㅋ 위례 하남 동사무소를 지나 숲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남한산성 올라간다고 한 장 찍어 올렸다. 수혁이는 비 오는 데 미끄러진다고 조심을 부탁했고, 수민이는 혼자서 외진 곳에 간다고 걱정을 보내왔다. 엄마가 늘 가는 길로 갈 거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데. 크게 돌아 두 시간 코스로 다녀왔다. 산 속으로 들어갈 때.
생강나무 시리즈를 찍었다. 입구에서 하나가 노랗게 물들어 성질 급한 녀석이라고 했는데, 얼굴이 붉게 된 것도 있었다. 햇볕을 이상하게 받은 모양이다. 내려올 때는 온통 노랗게 된 것을 발견했다. 난 생강나무 노란 단풍이 참 이쁘다. 두 시간 산책길에는 한참 열심히 보고 있는 ‘흑백요리사'에 관한 여둘톡 팟캐스트를 들으며 걸었다.
한 바퀴 크게 돌아 내려오는 곳, 정점에서 늘 앉는 자리에 앉았다. 1사분면. 신록이 이제 많이 지쳐 보인다. 내려올 때는 물봉선화가 많았다. 그래도 아직은 여름이 대세, 이팝나무일까 층층나무일까 햇볕이 일렁이는 초록잎이 그늘을 드리웠다. 4사분면도 성질 급해서 먼저 얼굴을 붉히고 있는 화살나무 단풍이다.
하루 종일 책 보고 넷플릭스 보고 일기 쓰고, 보리랑 나물이랑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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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