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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르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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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2009년 11월 1일] 십일 월의 첫날도 노란색 생강나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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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의 첫날도 노랑색 생강나무로
2009년 11월 2일 월요일
어젠 나 혼자 남한산성엘 다녀왔다. 일요일 새벽에 출발해서 속리산엘 간다는 한 사람은 아침 일찍 나갔다. 둘째를 데리고 가볼까 한참을 꼬시다가 자존심 상한 나는 호젓하게 산행을 했다. 2009년 11월 1일 점심 지난 무렵의 남한산성. 혼자서 오르는 길, 내려오는 길에서 행복했다.
어제 밤새 비가 내렸다. 오늘 아침 속리산에 간다는 한 사람도, 예년같으면 참가했을 중앙일보 마라톤도 다 취소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아침에 개었다. 덕분에 숲의 냄새가 진했다. 마천동에서 올라가는 초입, 마치 점봉산이나 소광리 숲에 온 것 같았다.
지난밤 비를 맞아 까매진 나무 줄기, 거기에 더한 노랑색. 며칠 전엔 서어나무의 노랑에 환호를 했는데, 여긴 온통 생강나무 노란 세상이다. 올라가다가 길을 벗어나 올려다 보며 찍고, 멀리서 찍고, 가까이서 찍었다. 4월 새 잎이 돋을 때도 참 경이로웠던 생강나무였는데, 이렇게 10월말에도 한 방 우리에게 주는 게 있다.
계속해서 오르는 길, 그 길에서 만난 풍경도 한 폭의 그림이다. 아, 나중엔 기술력으로 이맘때의 향기와 촉감도 사진으로 느낄 날이 올까.
어제 비가 오기 전에 세차게 분 바람으로 나무의 잎들이 다 떨어졌다. 토요일날 퇴근을 하면서 ‘이렇게 바람이 부는 가을 끝에는 모과나무 아래 있어야 하는데’ 생각했다. 어린이회관앞 너른 도로에 플라타너스의 커다란 잎이 뒹구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서울여대 앞엔 더 좋았겠지. 암튼, 그렇게 잎이 떨어졌고. 덕분에 산의 길은 낙엽 카펫을 깔았다.
정상에 섰다. 일주일전과 완연하게 다른 능선. 참나무가 많아선지 군데군데 물든 모습이 장관이다. 잠깐 먹구름이 몰려오기도 하고, 산자락이 겹쳐 보이기도 하고, 근사했다.
내려오는 길이었다. 백 미터 전쯤 한 사람이 내려가고, 내 뒤에도 백미터 쯤 뒤에 한 사람이 내려올 것이다. 해가 짧아선지 금방 저녁이 내려올 것 같았고, 어제 비가 와서 산에서 만나는 사람이 적었다. 음악은 김광석과, 윈터플레이를 넘나들었다. 혼자서 호젓하게 내려오다가 중간에 자주 멈추었다. 믿을 수 없어서. 이렇게 고요한 숲속이 찬란한 게 믿을 수 없었다. 사진에는 제대로 표현이 안되었지만, 어제 내려오는 길은 그간 내가 남한산성에서 만난 풍경 중 세 손가락 안에 꼽는 풍경이었다.
지고 있는 해가 단풍나무와 만났다.
그 해는 생강나무에도 걸렸고
다시 내려오는 길에 멈췄던 풍경들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것이 실감나는 산행이다. 가을에 볼 수 있는 색을 중심으로 찍은 사진들
애기똥풀마저 예쁘게 단풍이 들었던 2009년 11월 1일의 남한산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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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