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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처소, 이 공간에는 잡다하고 주의 산만한 제 흔적을
올립니다. 독서일기에서 시작하여, 영화 본 이야기, 음악 들은
얘기, 아이 키우는 해프닝(^^), 별 주제없는 수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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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르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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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신이현 김연수, 떼루아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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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현 김연수, 떼루아의 맛
2024년 9월 30일(월)
일단 신이현 작가부터.
가끔 신이현과 신현림을 헷갈린다. 신이현 작가는 「숨어 있기 좋은 방」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읽었다. 청소년문학에 대해 얘기하면서 원조교제를 다룬 이 소설을 목록에 넣기는 어렵지 않을까, 사계절 1318문고 담당자가 하는 연수를 들으며 신이현 소설이 호출되었다.
그런데 난 신이현을 왜 여전히 장정일의 아내로 기억하고 있을까. 장정일은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선정성 이슈가 있었지만, 찾아보니 「햄버거에 대한 명상」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다. 난 장정일의 시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과 ‘노인들'을 좋아한다. 수업에서는 패러디 시를 가르치면서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켜고 끌 수 있다면’을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쭉 따라 읽었던 독자다. 지금의 장정일은? 도서관에 가서 장정일의 신간이 있으면 무조건 빌려온다.
읽는행복에 ‘신이현’으로 검색을 했더니 이런 목록이 호출되었다.
무려 2002년 5월 학여울역 헌책방 책창고에서 신이현의 소설을 발견한 이야기. 사계절 최옥미 편집자가 청소년문학에 대해 강의하며 신이현의 소설을 호출했고, 텔레비젼에 장정일이 나올 때도 신이현을 생각했고, 무엇보다도 ‘숨어 있기 좋은 시간’이라고 일기를 쓰며 신이현 소설에서 제목을 빌려오기도 했다.
다시 신이현으로. 둘 다 대구 사람이고, 좀 파격적인 소설을 썼다는 것만으로 내 뇌리에 깊이 부부로 각인되어 있었구나 싶다. 「떼루아의 맛」 표지 뒷편에는 신이현의 남편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아니, 신이현 작가가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고? 그것도 프랑스 남자랑? 그렇게 집어든 책이었다.
신이현 글_역시 작가님 대표작은 데뷔작이기도 한 「숨어 있기 좋은 방」 . 이 책의 자매책은 「알자스의 맛」(공저, 신이현과 김연수:)이라니, 이 책도 위례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고 싶다. 아니면 여기서 만든 와인을 주문해서 마시거나
김연수 그림_신이현와 김연수는 파리에서 만났겠다. 제주의 파란집 이야기 「다시 오름」도 챙겨서 읽고 싶다. 난 제주도에도 관심이 있으니까. 김연수 작가님 그림체도 좋다.
‘떼루와’는 와인 맛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통틀어 말한다니, 와인을 마실 때 별다른 눈이 될 것이다. 왕창리에서 읽는 「떼루와의 맛」은 휙휙 넘겨가며 좀더 각별했다.
책에서 만난 몇 가지 장면이라면
- 남편인 도미를 소개하는 첫번째 챕터, ‘새를 부르는 남자’ 귀농해서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 먹는 대목에서부터 해바라기씨앗을 챙겨서 새 모이를 주는 장면, 타임을 넣은 향기로운 차를 마시는 사람.
- ‘포도밭 강추위에 덮어줘야 하는 이불’에는 짚단과 왕겨와 깻단. 이거 읽다가 얼른 우리 머루포도 아래도 가지 치기 끝내고 깻단 등으로 덮어줘야겠다고 메모했다.
- ‘복숭아를 있게 한 꿀벌’ 수정되면 시든 꽃받침 속에 작은 복숭아가 들어 있다니, 씨감자를 심고 수북하게 북을 돋아줘야 한다니 아는 내용이 나와 반가웠다. 좋은 말 ‘북돋아 준다’는 말
- ‘한 알의 사과가 시드르가 되는 긴 일생’ 모르는 내용이라 집중하며 읽었다. 병 속의 효모들이 뀌는 자연방귀는 펫낫, 각자 다른 라디오를 들으며 와인을 만드는 시간이 나온다.
- ‘세상 끝에서 아들을 보러 온 아버지’ 편은 조금 뭉클했다.
이젠 누구의 아내로 기억하지 않고, 멋진 프랑스 남편과 포도 키우며 와인을 만들고, 지역 공동체에서 단단하게 뿌리를 내린 신이현 작가님으로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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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
